2004│32×66
고인이 “사람으로 하여금 참선을 하게 하려면 먼저 막고 끊어서 그 깨닫는 문이 마치 은울타리와 철벽같이 하여 그로 하여금 스스로 출로를 찾게 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 말이 그렇다는 것은 알았으나 왜 그런지는 알지 못하였는데, 나는 산에 들어가서 그것을 깨달았다.
2004│103×23×2
작년에 산사를 찾아갔다가 길을 잃고 헤매게 되었다. 험한 계곡에 들어가 가시덤불을 헤치고 등넝쿨을 더위잡고 올라 산이 다하고 물이 다한 곳에 이르니, 다만 흰 구름만이 일어나고 있었다. 흐트러진 옷차림으로 정처 없이 방황하고 있는데, 홀연히 종소리가 구름 위로 들리면서 나를 이끄는 안내자가 되었다. 힘들 다해 다시 한 산등성이를 넘어서니 푸른 사원이 나타났다. 시를 읊었다.
2004│197×56×6
산에 올라 길 잃음을 한하지 말라.
미처 보지 못한 무수한 산을 보게 되리...
그러므로 “나쁜 길을 잘못 들어가 어려움을 두루 거친 연후에 바야흐로 바른 길이 있음을 알게 된다.”고 말한 것이다. 참선뿐만 아니라 시문·서화도 또한 그러하다.
壺山 趙熙龍선생 글에서...